‘우려가 현실로’…박상진 브리더의 이유있는 싸움

등록일 : 2025-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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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펫 
  입력 2025.02.01 21:57

<사진 shutterstock>

지난해 10월 14일. 경기 송탄에서 애견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박상진 브리더의 농장에 손님 둘이 방문했다. 강아지를 사고 싶다는 것이었다. 박 브리더는 일반 분양은 안 하기도 하고 판매할 강아지도 없다고 거절했다.

그러자 방문객들은 자신들의 신분을 밝혔다. A 동물권 단체에서 나왔다는 것이다. 그들은 동물을 학대하는 농장이라는 신고가 들어왔기에 방문했다면서 학대당하는 애견들을 자기네가 구조해야 하니 넘기라는 것이다.

아들 수능시험 위해 합의

박 브리더는 난감했다. 누군가 신고를 했다면 잘잘못을 떠나 일이 시끄러워진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한 달 후인 11월 14일은 아들의 수능이다. 아들에겐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시간이다. 이제 한 달 남았는데 이런 일로 아들의 공부를 방해하고 싶지 않았다. 박 브리더는 그들의 얘기를 들어주기로 했다.

애견들을 넘겨줄 테니 그냥 조용히 마무리하자고 했고 그들도 그러자고 했다. 그렇게 첫째 날 합의로 보았고 그들은 다음날부터 와서는 계속해서 유튜브 채널로 생중계하며 애견 구조와 치료를 위한 병원비 등이 필요하니 후원금 독려 방송을 했다.

입양 비용은 한 마리에 90~200만 원 정도의 후원금을 요청했다. 그들은 유튜브 방송으로 방문 이틀째엔 35마리, 3일째는 25마리, 4일 째는 2마리 분양했다.

며칠 사이에 일인데 업계에 소문이 나고 박 브리더에게 전화가 오기 시작했다. 유튜브에서 봤다며 걱정들을 해주었다. 박 브리더는 그저 분양을 위해서 방송하는가 보다 했지 유튜브는 보지 않았던 것이다.

그제서야 유튜브를 보고 박 브리더는 기겁을 했다. 한마디로 그를 ‘파렴치한’으로 매도하는 것이었다.

그는 너무 화가 나서 5일째에 그들에게 ‘없었던 일’로 하자고 통보했다. 애견들을 전부 반환하고 잘못이 있다면 애견들을 전부 시 보호소에 보낼 것이고 동물보호법에 저촉되는 것이 있으면 법대로 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박 브리더는 그들의 범법 행위라고 생각되는 모든 유튜브 장면을 캡처했고 A4 용지 16장으로 고발장을 만들어 특수 공갈, 횡령, 협박 등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시청에 민원도 넣고 시의회에 신고하는 등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다했다. 그러자 그들은 그동안의 유튜브 방송분을 전부 삭제했다.

“끝까지 싸울 것”

박 브리더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다음과 같이 밝혔다.

“저는 끝까지 저들과 싸울 것입니다. 그동안 우리 애견 농장들이 무수히 당하면서도 달리 대응을 못했기에 우리를 우습게 보고 저렇게 막무가내인 것 같습니다. 저는 정부 인가를 받은 합법 농장입니다. 제가 여기서 무너지면 저들은 제2, 제3의 합법 농장도 타격할 것입니다. 그러면 정말 우리 애견 농장들은 설 자리가 없어지고 나아가 펫산업 전체는 붕괴된다고 보면 됩니다.

저들은 저한테 오기 전에 저를 타격할 것이라고 마치 동물들의 수호천사인 것처럼 예고했다 합니다. 저를 타격하면서도 전라도 광주의 모 브리더를 타격하겠다고 예고도 했고요. 저는 끝까지 저들과 싸울 것입니다”

기자는 이 사항을 한국펫산업연합회 이기재 회장에게 보고했다. 이 회장은 몹시 분개하며 연합회 고문 변호사인 조찬형 변호사에게 박상진 브리더를 도와줄 것을 요청했다. 조 변호사는 흔쾌히 수락했다.

박 브리더는 12월 16일 경찰서에 가서 고소인 조사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형사는 여러 가지 조언을 해주며 변호사와 의논해서 정확히 고소하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박 브리더는 조 변호사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우려가 현실이 됐다

박 브리더의 이야기는 우리 업계에서 우려했던 일이 그대로 터진 것이다. 지난해 2월 6일 ‘개의 식용목적의 사육/도살 및 유통 등 종식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됐다. 이는 동물보호단체들의 목표가 사라진 것으로 그들은 이제 펫산업의 농장을 공격의 대상으로 삼을 것이라 우려했다.

우려가 현실로 됐다. 이렇게 합법적인 농장이 무너지기 시작하면 가뜩이나 강아지 절벽으로 문제인 업계는 더욱 벼랑에 몰리는 형상이 된다. 우리 펫산업이란 배는 과연 어디로 흘러 갈 것인가? 새해 벽두부터 시름이 깊다.

[글 / 김성일 펫저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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