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유기견이 마음의 문을 열고 곁을 줄 때 행복합니다”

등록일 : 2025-04-22

상세정보

  • 뉴스펫  
  •  입력 2025.04.20 20:57

‘개가 꿈꾸는 세상’ 카페 유리 대표…입양지원센터 겸 반려견 펜션이 꿈

<유리 대표. 사진 필자제공>

‘청주유기동물입양지원센터 개가 꿈꾸는 세상(대표 유리, 이하 꿈꾸는 세상)’은 청주에 있는 반려견 카페이자 입양지원센터다. 2021년에 오픈해 5년째 운영 중이다. 약 80평 규모로 60여명의 손님을 받을 수 있는 공간이다.

꿈꾸는 세상은 반려견 카페이지만 반려견 유치원이자 호텔이며 위기의 현장에서 구조된 친구들의 안식처다. 그리고 좋은 가족을 만나면 입양 시킬 수 있는 입양지원센터이기도 하다.

현재 까페에는 26마리의 반려견이 있다. 이들의 출신은 불법 번식장, 청주보호소, 증평애니멀호더, 학대현장, 길가 구조견, 호텔 파양견, 개인 파양견 등이다.

유리 대표는 개인적으로 집에서 7마리의 고양이를 돌보고 있기도 하다. 유리 대표와 꿈꾸는 세상의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눴다.

실내 전경. 사진 필자제공
<실내 전경. 사진 필자제공>

어떻게 꿈꾸는 세상을 하시게 되었는지요?

제가 94년 개띠로 어렸을 때부터 반려견을 비롯해 다양한 동물들을 키웠지요. 제가 2018년도에 회사생활을 하며 보호소 어플을 통해 유기견들을 눈여겨 보다가 눈길이 가는 애들을 한 마리씩 입양했는데 어느새 6마리가 되었어요.

그러다 보니 회사생활을 하며 아이들을 케어하기엔 한계가 있어 아예 퇴사를 하고 아이들과 함께 하고자 카페를 오픈하게 됐습니다.

운영은 어떻게 하시는지요? 어려움도 있으실텐데요.

개인사업장이기 때문에 모든 운영비는 카페 수익금으로 이뤄집니다. 호텔, 유치원의 위탁비용도 있지만 가장 많은 수익은 카페 손님의 입장료입니다. 1인 9000원으로 음료와 커피는 무제한입니다.

어려운 점은 아이들이 먹는 사료와 병원비입니다. 입양해서 키우던 아이들이 대부분 노견이 됐고 구조된 아이들도 좋지 못한 환경에서 지내던 친구들이라 건강이 좋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한번 아파서 병원에 가면 기본 수십만원에서 조금 위중하면 200-300만원입니다. 재작년 항암 치료했던 반려견의 경우 1천400~500만원의 병원비가 들어갔지요. 그로 인해 적금에 저금통까지 깨서 한동안 가게상황이 최악이었습니다.

가족끼리 오기도 한다. 사진 필자제공
<가족끼리 오기도 한다. 사진 필자제공>

후원을 해주시는 개인이나 단체는 없습니까?

정기적으로 후원해주는 단체나 개인은 없습니다. 우연한 계기로 파충류 그림 작가 분이 70만원을 후원해주신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소통하고 지내는 (사)동물과의 아름다운이야기나 (사)한국유기동물복지협회에서 가끔 후원받은 사료를 저희에게 나눠주십니다.

입양은 어떤 방법으로 보내시는지요.

반려견을 키워본 경험은 있는지, 입양가정 환경은 어떤 지 등등을 상담을 통해 꼼꼼히 체크를 합니다. 

그런 다음 마음이 가는 친구와 얼굴과 냄새를 익히고 친해지는 시간을 갖습니다. 입양 희망자가 몇 차례 더 방문해 원하는 반려견과 친밀감이 형성되면 입양을 전제로 입양 희망견을 데리고 가서 3~7일 정도 집에 적응시간을 보냅니다.

그리고 적응이 어느 정도 되면 최종적으로 입양희망견과 다시 카페로 방문해 입양계약서 서류를 작성하고 기념사진을 찍는 것으로 마무리 됩니다.

저는 책임비나 입양비용을 받지 않고 파양하지 않을 반려인을 찾는 것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기에 조금 까다로운 편이어서 운영기간에 비해 많지는 않은 편입니다(25년 3월 기준 28마리).

입양간 친구들은 사진으로 기록한다. 사진 필자제공
<입양간 친구들은 사진으로 기록한다. 사진 필자제공>

카페에 오는 손님들은 어떤 사람들인지요?

주로 반려견을 키우지 못하는 분들이 아이들이 예뻐서 방문하십니다. 커플 분들은 데이트 겸해서 방문해주시기도 합니다.

손님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분들은 반려견을 키우고 싶어 하는 어린 자녀가 있는 가정입니다. 아이들에게 생명을 키운다는 것에 대한 책임감과 앞으로 가족으로 입양을 하기 전 배워야할 기초 지식 등을 물어보고 저희가 아이들을 케어하는 모습을 보며 경험을 해주기 위해 오시는 것입니다. 물론 입양을 원하시는 분들도 적지 않게 방문하십니다.

고마운 손님들도 많으실텐데요.

아이들 간식을 사오시는 손님, 작지만 보탬 되라며 입장료보다 많은 금액을 주시고는 부리나케 나가시는 손님, 잔돈을 안 받고 가시는 손님, 바빠서 식사 못했을 거라며 끼니를 챙겨주시거나 몰래 가게로 배달을 시키시는 손님, 바닥에 배변이 있는데 얼른 가서 치워주시는 손님 등등 셀 수 없이 많습니다.

특히 일주일에 두 번을 꼬박 방문하시며 아이들 케어와 카페 청소 등 카페 일을 본인들 일처럼 도와주시는 분이 계신데 너무 감사하지요.

벽화를 보니 ‘그림그리는 동물권 활동가’ 연보라님 그림인데 어떤 인연인지요?

우연한 기회에 저와 여러가지 공통점이 있는 분이라 친하게 됐습니다. 많은걸 도와주시는데 제일 감사한 부분은 아직 경험이 부족한 저에게 동물복지, 보호, 법률 등 많은 것을 알려주시지요. 또 관련 전문가분들도 소개를 많이 받아 그 분들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그림을 전공하셨던 분이기에 가게 인테리어나 아이들 굿즈 개발과 생산에 큰 도움을 주고 계십니다.

가장 보람된 일은 무엇일까요?

아이들이 좋은 가족을 만나 입양을 가서  잘 지내고 있는 모습을 볼 때입니다. 그 모습을 보면 너무 행복합니다.

또한 위기현장에서 겪었던 일들로 인해 마음의 문을 닫고 경계심으로 숨어 지내던 친구들이 저와 손님들로 인해 마음의 문을 열고 사람에게 곁을 내줄 때 큰 보람을 느낍니다.

연보라 화가가 커다란 벽면 그림을 제공했다. 사진 필자제공
<연보라 화가가 커다란 벽면 그림을 제공했다. 사진 필자제공>

살아오면서 가장 고마운 분께 한마디 하시죠.

물심양면 도와주시는 많은 분들이 있지만 제가 카페를 오픈할 수 있게 저를 믿고 흔쾌히 도와준 가족들, 특히 할머니께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항상 저를 걱정해주시고 어떻게 하면 저의 힘을 덜어줄까 고민하고 계시는 할머니는 저의 가장 큰 응원군이자 은인이십니다. 사랑합니다.

앞으로의 계획이나 소망이 있으실텐데요.

입양지원센터겸 카페로 경험을 더 쌓고 추후에 경제적으로 안정이 되면 외각에 적당한 크기의 펜션을 지어서 입양지원센터 겸 반려견 펜션을 운영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정기적으로 ‘입양인의 밤’과 같은 행사를 만들어 제가 입양 보냈던 가정에 초대장을 보내 안부를 나누고 소통과 정기적인 만남의 시간을 갖는 것입니다.

[글 / 김성일 펫저널 기자]

 

인천시 인하로 507번길 63 3층 304호
(우)21573 (주)초코노트
사이트 운영사 : ㈜ 코디웍스
TEL : 010-5433-8653 / FAX : 032-421-5386
E-mail : choconote@choco-note.com

©CHOCONOTE. all rights reserved.